어제.. 오후 2시를 향해가는 시간.. 1호선의 지하철 안에는 여느때와 다름없이 많은 사람들과.. 그 사이로 지나가는 생계를 위해 지하철내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 난 그렇게 생각했다.
껌 파는 아저씨는 아주 초췌한 옷차림과 한 쪽손엔 목발을 잡고 한쪽손엔 다 여섯개의 껌과 천원짜리 지폐 몇장을 든채 넘어질듯..넘어질듯.. 위태롭게 절뚝거리며 걷고 있었다.

"껌 좀 사주세요...."

그리고 내 뒤를 지나가면서 소름끼치는 한 절규...

"살려주세요...."

정말 지하철 내에는 불쌍한 분들로 가득 찻지만... 그 말에... 그 아저씨 만큼은 정말 달랐다... 그리고 지나가면서 문득 코를 스치는 알콜 냄새..
아마 알콜중독자인가 보다. 한개에 천원인 껌을 팔고선 소주병을 사들고 밥대신 술병을 입에 댄채 항상 절망에 빠져 희망을 잃고 사는 그런 사람인가 보다. 그리고 생각을 접었다.

나를 지나 출입문을 지나는 순간 쾅하는 소리와 함께 그 아저씨는 위태로와 보이던 절뚝거림에 결국엔 출입문에 머리를 부딪히신것이다.
그리고 계속 쓰러진채로 아무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설마.... 설마....
출입문 옆에 서있던 한 바바리코트의 아저씨는 그 분에게 툭툭치며

"여기는 사람들 지나가는 출입문이에 빨리 일어나세요"

다행이긴 하지만 그 아저씬 일으켜 줄 생각도 없이, 빨리 일어나란다... 참나.. 목발을 낀채로 걷는 모습을 보고선 그렇게 이야기한다. 바바리의 아저씨는 한참을 그분만 쳐다보고 계시기만 했다. 주의 사람들의 이목은 당연 집중되어있고 누구하나 도와줄 생각이 없었다. 출입문 옆에 있던 한 할머니와 아이는 아이와 함께 자리를 일어나 비켜주었다. 바바리 아저씨는 그제서야 힘들게 일으켜 세워 그 자리에 앉혀 주었다. 바바리 아저씨는 만지지 말것을 만져버렸다는 듯한 행동... 혹여 내가 잘못 봤을지도 모르겟지만 나는 그렇게 느꼈다. 재수없게 괜히 내 옆에 쓰러져가지고선... 이런것...
껌파는 아저씨는 정말 또 한번의 절망에 좌석옆의 바에 기대어 소매로 가린채 기대어서 울고 계셧다.... 우는 소리는 아니엿지만 분명히 울고 계셨다. 할머니는 동정심에 아저씨에게 천원을 건네고 아저씬 껌을 내주었다.
난 호주머니 속의 동전을 꺼내보았다. 700원....
지갑속엔 분명 3만원이라는 거금이 있었다. 만원지폐 한장을 꺼내 내어주고싶다는 생각이 들엇으나 이기심, 욕심 때문이었을까? 다른 출입문으로 내려버렸다. 700원조차도 드리지 못한채... 집에 가는 내내 우울했다. 그 절규를 듣고서도.. 돈이 있으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한심했다... 내 자신이 정말 바보같고.. 너무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추운 밖에는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추위를 겪고있는 사람들이 많다...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일을 해보지 않은 나로선 아직 용기가 부족했다... 어쩌면 용기가 아닐지도 모른다. 사람의 욕망이란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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